[LGERI 경영노트] 구글과 애플, 서로 따라하지만 가는 길은 다르다

입력 2015-08-28 07:00  

조성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구글과 애플은 21세기 글로벌 기업 혁신의 상징이다. 그러나 출발은 전혀 다르다. 구글은 사용자의 ‘생각’에 관심을 가지며 검색엔진을 시작했다. 고객이 찾으려고 하는 정보와 마음속에서 기대하는 정보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알고리즘을 토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애플은 사용자의 ‘취향’에 관심을 가졌다. 눈에 보이는 세련되고 감성적인 기기를 고객의 품에 안겨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두 회사의 패턴은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현재 구글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그 중심에는 사람보다 더 잘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향한 의지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애플의 경우 새롭게 시작하는 서비스나 인수합병(M&A) 등을 살펴보면 애플만의 실용적 목표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두 기업이 경쟁하기 시작한 것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면서부터다. 모바일 운영체계(OS)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앱)마켓에서 시작된 경쟁 전선은 최근 음성인식, 지문인식, 결제, 뉴스, 사진 관리, 음악 스트리밍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 경쟁에서도 두 회사의 전략은 전혀 다르다. 애플은 자체의 정예병으로 확실한 실리를 챙기는 ‘폐쇄형 스타일’이다. 구글은 다양한 우군과 용병을 동원하는 ‘개방성’으로 폭넓은 세를 과시하고 있다. 전략은 다르지만 서로의 전략을 모방하기도 한다.

이런 틀이 바뀌지 않는 가운데 최근 두 기업의 움직임을 보면 각자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도 약간의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애플의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Swift)의 오픈소스 공개와 애플 뮤직의 안드로이드 OS 서비스 계획이다. 애플의 전략 변화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닫힌 서비스를 고집하던 애플이 구글 식의 개방 전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 영역뿐 아니라 전략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며 더 치열한 경쟁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각자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콘텐츠 서비스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단 서비스 강화의 주력 영역이 애플은 음악, 구글은 영상과 사진 등 이미지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구글이 알고리즘 역량을 활용해 수많은 자료 가운데 최적의 콘텐츠를 찾는 데 가치를 둔다면, 애플은 콘텐츠 전문가를 영입해 음악 등 감성 콘텐츠를 선별해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감성과 현실의 실리를 추구하는 애플과 미래인공지능을 추구하는 구글의 특색이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앞으로도 두 회사의 차별성은 더 선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두 회사의 M&A 트렌드를 보면 차별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애플은 감성 편리성 실용 완벽성 현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구글은 이보다 지능 가능성 미래를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평가된다.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과 관련해서도 애플은 당장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구글은 IoT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두 기업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모바일 서비스 분야는 우리 모두의 생활 현장이면서 수많은 기업의 격전 현장이다.

과거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바뀔 때마다 주요 기기·서비스 변화에 따라 ICT 업체 순위가 재편됐다. PC 운영체제에서 절대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바일 영역에서 우위 역량을 이어가지 못하게 된 것은 별도의 모바일 OS 구축에 매진한 구글과 애플에 기회가 됐다.

‘차세대 스마트폰 시대’로의 ICT 패러다임 변화는 모바일 OS 영역 확장에 주력하는 구글과 애플에 기회이자 위협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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